인테리어를 할 때 자기만의 개성을 반영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으로 주방과 화장실이 꼽히곤 하죠. 그중 구축 아파트 화장실 인테리어를 하며 겪었던 일들, 견적, 주의사항 및 A/S 등 꿀팁들에 대해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화장실 인테리어 | UBR 화장실
저희 집은 20년 된 구축 아파트로 UBR (Unit Bath Room) 화장실 형태라고 합니다. UBR이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도 더 비싸고 공사할 때도 손이 많이 간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지 또 UBR 화장실은 무엇일까요?
UBR 화장실은 공장에서 사전에 제작한 조립식 욕실을 그대로 가지고 와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설치와 해체가 용이하여 짧은 공사 시긴에 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2000년대 전후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에 많이 쓰인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닥과 벽체, 그리고 천장이 모두 플라스틱 일체형으로 되어있고 단일 배수구로 세면대와 욕조의 배수관이 연결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문짝을 떼어내니 벽 속이 노출되면서 안에 안쪽의 플라스틱 구조물이 보입니다.
그런 이유로 부분 보수가 어렵고, 인테리어를 하려면 전체 철거가 거의 필수로 필요합니다. 방수공사와 배수관 설비를 새로 해야 하니 비용이 증가하겠죠? 일반 화장실에 비해 인테리어 견적이 비싸다는 소립니다.
방수공사는 화장실의 하반신만 합니다. 바닥 미장을 하기 전에 이미 배수구를 세면대와 샤워기 쪽 두 군데로 나눠 놓은 것이 보이네요.
UBR 화장실 인테리어 견적
견적을 받으러 다녀보니 제가 입주할 아파트는 처음에 UBR 타입으로 지어졌지만 전에 살던 거주자가 인테리어 공사를 한 적이 있다면, 즉 바닥방수와 설비 공사를 잘 마쳤다고 한다면 타일 덧방만으로 저렴한 인테리어를 해주겠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기존 화장실의 공사 상태를 확인할 길도 없어 누수 등 하자 발생하게 되면 더 골치 아프기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UBR 화장실 올 철거, 배수관 분리, 방수를 포함한 인테리어 견적은 업체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약 500만 원 전후였습니다. (2024년 여름, 서울)
구축 아파트 화장실 인테리어
화장실 타일 쉽게 고르는 법
욕실 타일은 크게 바닥 타일과 벽타일을 각각 고릅니다. 그 두 가지를 구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강도 때문인데요. 상식적으로 바닥이 더 깨지기 쉬우니까 더 단단한 타일을 깔아야겠죠? 그래서 바닥에는 자기질 타일을 까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벽타일은 디자인과 가격을 고려해 아무거나 해도 무관합니다.
인테리어 타일에 대해 설명할 때 몇 도 열에서 구웠는지, 또 흡수성이 어떤지 이야기하며 광고를 많이 합니다. 어차피 전문가 수준의 디자인을 한다거나 고가의 고급 인테리어를 할 게 아니라면 어차피 타일 가게 가서 바닥, 벽타일 구분해 주고 견적 내에서 모양과 색상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게 될 겁니다.
그리고 모양과 색상뿐 아니라 타일의 크기가 중요한 이유는 타일과 타일을 이어 붙이는 라인이 많을수록 때가 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300*300mm보다는 600*300mm 또는 600*600mm 사이즈를 선호합니다.
여러 가지 복잡하시죠? 그냥 간단히 이것만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욕실 타일은 벽타일은 도기질, 바닥 타일은 꼭 자기질, 그리고 타일 크기가 클수록 청소하기가 쉽다!!”
이게 제가 고른 타일이에요. 장당 37,000원 정도 하네요. 저는 벽, 바닥 모두 따뜻한 베이지 계열로 골랐는데요. 바닥은 은은한 회색으로 고르시는 분도 많으세요. 그러면 때 타는 게 덜 보입니다. 저는 청소 중독이기 때문에 과감히 밝은색으로 선택! ㅋ
도기 고르기 세면대, 양변기
사각 세면대, 사각 변기, 투피스 변기, 얇은 변기 뚜껑
화장실에 들어가면 우선 사방의 타일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아주지만 그다음 가장 구체적으로 보이는 것이 변기와 세면대입니다. 저는 깔끔하고 깨끗한 디자인을 원했고 요새 스타일이라는 얇은 사각 세면대를 골랐어요. 예쁘네요.
변기를 고를 때는 원피스, 투피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원피스 변기는 앉는 부분과 물탱크가 일체형이라는 소리이고 보통 물탱크 용량이 작습니다. 디자인이 예쁘고 깔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물의 양이 적어 용변이 잘 안 내려간다는 단점도 있어요.
제 생각에 변기는 막히지 않고 잘 내려가는 게 무조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투피스 변기를 골랐어요. 다만 물탱크 뚜껑을 최대한 얇게 해서 그 와중에 억지로 디자인을 넣어 보겠다는 의지~! ㅋㅋ
수전 수건걸이 휴지걸이
욕실의 수전은 주방의 싱크대 수전과 같은 브랜드로 통일해서 달았습니다. 세면대 수전, 샤워기 수전, 수건걸이, 휴지걸이 모두 무광 계열로 느낌을 맞췄어요.
왜 무광 스타일이 요새 스타일로 인기가 좋은지 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좋다는 거 추천해 주는 것으로 달았어요. ㅋㅋ
화장실 젠다이
젠다이는 용어가 어색할 수도 있는데 쉽게 말해 세면대 앞 칫솔이나 핸드워시 등 작은 제품들을 올려놓고 쓰는 선반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세면대와 양변기까지 많이 하시는데 샤워부스 안쪽까지 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이렇게 하면 샤워부스 공사 시공비가 올라갈 수도 있는데 샴푸 등을 올려놓을 코너 선반을 달지 않고도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편해요. 시각적으로도 깔끔해서 강추 드려요~
변기커버 교체
저는 양변기를 대림 바스 제품으로 선택했고 크고 튼튼한 변기커버가 달려있었어요. 하지만 어린이용 변기커버로 변경하기 위해 새 커버를 떼어야 했습니다. 나중에 쓰려고 일단 잘 킵 해두었죠. 이때 좋은 팁은 인테리어 공사 기간에 미리 별도로 구입해둔 변기커버를 달아달라고 미리 요청하는 것이 편하고 좋습니다.
저는 원하는 커버를 미리 준비하지 못해 셀프로 달았어야 했는데요.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어요. 예전에는 변기커버를 탈부착할 때 변기 아래로 손을 넣어 나사를 풀든지 했었는데 변기가 너무 벽 쪽으로 붙어있어 손이 들어가지 않는 겁니다.!! ㅠㅠ
휴대폰을 집어넣고 사진을 찍어보니 안쪽은 이렇게 되어있었어요.
한참을 낑낑대다 다음날 아침 공사업체에 물어보니 위생적으로 불편한 탈부착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요즘 변기커버는 위쪽에서 모두 처리 가능한 구조로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래로 손 넣을 필요 없이 위에서 스위치를 누르면 변기 하단의 잠김 부위가 풀리면서 쏙 빠졌어요. (신기해라!)
이제 와서 새로 산 변기커버의 설명서를 보니 장착 과정도 똑같더라고요. 손쉽게 탈부착 완료~!
화장실 인테리어 보수
퇴근 후 공사 일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도 할 겸 공사 중인 집을 드나들어 봅니다. 그러던 중 발견했던 몇 가지 팁 공유드립니다.
샤워기 수전 높이 안 맞음
타일 공사를 마치고 수도관에 샤워기 수전을 연결해 놓았는데 냉수와 온수 수도관 높낮이가 맞지 않았어요.
큰 문제는 아니지만 매일 보는 수도꼭지가 삐딱하게 부착돼 있으면 그것도 참 스트레스 일 것 같아서 바로 연락해서 고쳐 달았습니다. 덕분에 타일을 깨고 다시 붙여야 했어요. 생각해 보면 공사하실 때 삐딱한 것이 당연히 보였을 텐데 고쳐 달지 않고 그대로 둔 것이 어이없기도 합니다. 타일은 타일대로, 수전을 수전대로 자기 할 일만 하다가 나중에 다시 깨고 똑같은 일을 두 번 하는 것이 그들의 자연스러운 공조 과정인 것 같기도 하지만 참 비효율적인 것 같았어요.
바닥 타일 금 감
방수작업을 마치고 타일을 깔았을 때 구석의 타일에 금이 가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바로 확인을 요청했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욕실 바닥 구석진 곳과 배수구 근처의 타일은 일부러 깨트려 물길을 내주는 겁니다.”
다시 보니 타일은 대고 자른 듯이 반듯하게 쪼개져 있었고 실제로 입주한 뒤 화장실 바닥 청소할 때 보니 변기 뒤 모서리 쪽에 물이 고이지 않고 잘 빠지는 것이 맞았습니다. 이 밖에도 젠다이를 미세하게 경사지도록 해서 물이 고이지 않게 하는 등 오랜 공사 경력의 노하우가 곳곳에 숨어있었어요. 경사가 심하면 물건이 미끄러져 떨어질 텐데 신기하게 물만 흐르도록 미세한 경사를 주셨더라고요!
샤워부스 설치 꿀팁
유리벽을 단차 위 설치
이 내용은 공사 시작 전에 계약서 쓸 때 견적서 쓸 때 추가했던 문구입니다.
일반적으로 샤워부스의 바닥은 욕실의 바닥보다 약간 낮습니다. 샤워 후 문을 열었을 때 바닥의 물기가 흘러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샤워부스의 유리벽을 단차 아랫부분 그러니까 샤워 부스 안쪽 바닥에 설치를 하면 샤워부스 밖 바닥과 유리 벽 사이에 약간의 틈새가 존재하게 됩니다. 샤워부스를 써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 그 틈새에 물 때가 끼거나 이물질이 들어가면 청소가 굉장히 어렵고 불편해 지저분한 상태를 계속 보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유리 벽을 단차 위에 세워달라 하고 틈새가 생기지 않도록 했어요. 청소를 편하고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랍니다. 참고하시고 인테리어 하실 때 한번 참고해 보세요~.
그렇게 완성된 우리 집 화장실 인테리어입니다. 어떤가요? 과하지 않고 깔끔하게 잘 마무리됐죠?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안쪽 누수 문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부족함 없이 담백한 화장실 올 수리 인테리어 완성입니다.
과한 장식이나 욕실 가구 같은 것은 생략하고 화장실이라는 공간 자체에 충실하면서 청소와 관리가 쉽도록 깨끗하게 해봤습니다. 화장실 인테리어 계획 중인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씩 보시고 참고해 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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