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콘힐 파크 러닝을 하러 가는 것은 정말 기대가 컸어요. 벤쿠버에서 BC Ferry를 타고 Swartz Bay에 내린 뒤, 점심을 먹고 약 30분을 더 달려 비콘힐 파크(Beacon Hill Park)에 도착했어요. 정말 살아있는 생 자연으로 가득한 공원이었죠.
공영주차장이 많아서 주차는 어렵지 않았어요. 단, 3시간 반 후 출차해야 한다는 표지판이 곳곳에 있었어요.

미국의 잘 정돈된 공원들과 달리,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공원’이었어요. 조경보다는 숲 자체가 주인공인 느낌이었죠.

오리 수십 마리가 길을 가로지르고, 연못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정말 평화로웠어요. ‘춥지도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느긋했죠. 그 옆에는 공작새 무리도 걸어 다니고 있었어요.

이렇게 가까이에서 공작새를 본 건 처음이었어요. 날개를 펼칠까봐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걸었답니다. 동물원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에요.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없이 좋은 곳이에요. 다람쥐와 청솔모는 기본이고, 나무들은 줄 맞춰 자라지 않고 제멋대로 뻗어 있는데 그게 더 자연스러워요. 캐나다 사람들은 이 자유로움을 즐길 줄 아는 것 같아요. 한쪽에는 패딩을 입은 사람, 또 다른 쪽에는 반팔 반바지 차림의 러너들이 함께 있었어요. 추운 날씨에도 텐트를 치고 노는 아이들을 보며 ‘이게 자연스러운 것이 맞나?’ 하면서도 한국 엄마들이 보면 기절할 일이겠다 싶었죠.
빅토리아 여행 중 만난 마일 제로의 역사
공원 남쪽으로 걸어 빅토리아 마일 제로(Mile Zero) 쪽으로 향했어요. 사실 저는 플로리다의 키웨스트에서 봤던 마일 제로가 떠올랐어요. 하지만 여기에는 캐나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특별한 역사가 함께 합니다.

이곳에는 ‘테리 폭스(Terry Fox)’의 동상이 세워져 있어요. 잠시 전설적인 그의 이야기를 집고 가볼가요.
테리 폭스와 마일 제로의 이야기
1980년, 22세의 테리 폭스(Terry Fox) 는 오른쪽 다리를 잃은 상태에서
암 연구 기금을 모으기 위해 ‘희망의 마라톤(Marathon of Hope)’ 을 시작했어요.그의 목표는
대서양이 있는 세인트존스(Newfoundland)에서 태평양이 있는 빅토리아까지
캐나다 전역을 달리는 것이었어요.
즉, 약 7,200km의 거리, 거의 캐나다 전체를 가로지르는 어마어마한 여정이었죠.하지만 암이 다시 재발했고, 결국 5,373km를 달린 지점에서 여정을 멈춰야 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1981년,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뜻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매년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Terry Fox Run” 을 통해
암 연구 기금을 모으고 있고,
그가 출발했던 빅토리아의 마일 제로에는 그의 동상과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제 몸도 마음도 달릴 준비가 되었어요. 본격적인 비콘힐 파크 러닝 이야기를 해볼게요.
비콘힐 파크 러닝 코스 소개
이제 진짜 러닝을 시작할게요. 공원의 중앙 주차장에서 출발해 루프 한 바퀴를 도는 코스로, 루프 길이는 약 1.8km 정도예요. 차도와 인도가 함께 있지만, 주말 오후임에도 차량은 많지 않았어요. 자연 속에서 달리기에는 정말 완벽한 환경이었어요.

루프를 돌다 보면 고요한 숲길과 잔디밭, 그리고 작은 연못이 번갈아 나타나요. 바람이 부드럽게 불고, 공기 중에는 나무향과 풀냄새가 짙게 섞여 있어요. 러닝하면서도 마치 삼림욕을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캐나다 여행 중 러닝 코스로 정말 손색이 없어요.
마일 제로와 클로버 포인트를 잇는 길
루프를 마치고 나서는 클로버 포인트(Clover Point) 방향으로 향했어요.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바다가 펼쳐져요.

파란 하늘과 잔잔한 물결, 그리고 바람이 얼굴에 스칠 때마다 자유로움을 느꼈어요. 이 도로는 달리기에도 정말 좋아요. 인도와 차도가 분리돼 있어서 안전하고, 대부분의 러너들이 느긋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즐기고 있었어요.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노는 대형견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울타리 안에서는 목줄을 풀어도 된다고 써 있었고, 그 밖에서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는 안내판도 있었어요.
그 풍경이 너무 평화로워서, 저도 모르게 속도를 늦추고 그 장면을 오래 담고 싶었어요. 이런 게 바로 빅토리아 여행의 진짜 매력인 것 같아요.
러너의 시선으로 본 비콘힐 파크
클로버 포인트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바닷바람이 살짝 불었지만, 해풍이 세지 않아 달리기에 딱 좋았어요. 루프 주차장으로 바로 돌아오면 약 5km 이상, 마일 제로까지 다시 갔다 오면 약 6km가 돼요. 어느 정도 심하지 않은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 지루하지 않고, 몸이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비콘힐 파크 러닝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에요. 달릴수록 이곳의 공기와 풍경이 마음속 깊이 스며드는 기분이었어요.
공원 내에 마련된 주차 공간도 넉넉해 접근성이 좋고, 어디를 가든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자연 그 자체였어요. 나무인지 숲인지 헷갈리는 식물들과 오리, 공작새, 다람쥐, 청솔모까지 사람과 함께 어울리며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들어줬어요.
공원 곳곳에는 본격적으로 러닝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어떤 사람은 음악을 들으며 달리고, 어떤 사람은 웃통을 벗고 바람을 맞으며 뛰었어요. 유모차를 끌고 뛰는 유모차 러너도 있었고요. 그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저도 모르게 속도가 붙었어요.
비콘힐 파크는 러너들에게 완벽한 코스예요. 루프형 구조 덕분에 거리 조절이 쉽고, 해안도로와 연결되어 코스가 지루하지 않아요. 특히 클로버 포인트로 이어지는 길에서는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풍경이 펼쳐져서, 달리는 내내 에너지가 채워지는 느낌이에요.
비콘힐 파크 러닝 코스 팁
- 러닝 거리: 루프 1.8km, 클로버 포인트 왕복 시 약 6km
- 코스 난이도: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초급 난이도
- 특징: 오리, 공작새와 같이 달림
빅토리아 여행과 함께 즐기는 러닝
비콘힐 파크 러닝을 하며 느꼈던 점은, 여행과 운동이 결합될 때 얻는 행복감이에요. 빅토리아 여행 중 잠시 시간을 내어 이 코스를 달려보면, 단순한 관광 이상의 경험을 하게 돼요. 해안가를 따라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마일 제로의 역사적인 의미까지,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요.
캐나다 러닝 코스를 찾는 분이라면 꼭 이곳을 방문해보세요. ‘자연 속에서 달린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직접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비콘힐 파크 러닝은 저에게 단순한 운동이 아니었어요. 도시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자연의 리듬에 맞춰 숨 쉬며 달리는 그 순간이 진정한 힐링이었어요. 언젠가 다시 빅토리아를 찾는다면, 이 코스로 돌아와 또 한 번 달리고 싶어요. Tourism Victoria 공식 사이트에서도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캐나다 빅토리아 비콘힐 파크 러닝, 자연이 만들어준 최고의 러닝 코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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