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 아일랜드 자동차 여행 Cathedral Grove Long Beach 2025년 11월

벤쿠버 아일랜드 자동차 여행

빅토리아에서 토피노 가는 길 도로 상태(포트 알버니 경유)

이번 벤쿠버 아일랜드 자동차 여행은 정말 특별했어요. 빅토리아에서 출발해 나나이모(Nanaimo)를 지나 Cathedral Grove를 들르고, 포트 알버니(Port Alberni)에서 점심을 먹고 롱 비치(Long Beach)에서 러닝을 한 뒤 토피노(Tofino)로 향하는 여정이었어요. 전 구간을 승용차로 이동했지만, 도로 사정이 좋아 SUV가 아니어도 전혀 문제없었어요.

벤쿠버 아일랜드 자동차 여행 도로 풍경

빅토리아에서 나나이모까지는 쭉 뻗은 고속도로처럼 매끄럽게 이어져 있고, 중간중간 도로 결빙 주의 알림이 뜨긴 했지만 조심해서 운전하면 전혀 어려움이 없었어요. 저는 캠리 하이브리드를 타고 갔는데,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에서도 문제없이 부드럽게 달렸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날씨만 아니라면 굳이 SUV가 아니더라도 걱정없이 충분히 가능한 코스예요.

Port Alberni를 지난 이후 구간부터는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돼요. 왕복 2차선 도로가 꼬불꼬불 이어지고, 느린 차량이 있으면 추월이 쉽지 않아요. 특히 가드레일이 없는 구간이 있어서 조심해야 해요. 중간에 공사 구간도 있었지만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오래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된 포장도로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었어요.

새벽 운전 중 어두운 도로

돌아오는 날은 아침 페리를 타야해서 토피노에서 새벽 6시에 출발했는데, 가로등이 전혀 없어서 정말 깜깜했어요. 라이트를 켜도 어둡고, 하이빔 없이는 주행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가능하면 오전 7시 이후, 해가 뜬 다음 출발하는 걸 추천드려요. 실제로 7시 30분쯤 되니까 훨씬 운전이 편했습니다.

벤쿠버 아일랜드 자동차 여행 중 안개 낀 도로

그리고 이 지역은 습기가 많아 안개가 자주 끼어요. 대낮에도 시야가 가려질 때가 있지만 위험할 정도는 아니에요. 빅토리아–나나이모–포트 알버니–토피노 코스로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승용차로도 충분히 가능한 여정이에요. 단, 눈이 오는 계절이라면 윈터 타이어를 꼭 준비해야 해요. 곳곳에 윈터 타이어 의무 장착 표지판이 보이니까요.

 

Cathedral Grove 여행의 시작

Port Alberni에 도착하기 전, 내비게이션에 찍은 Cathedral Grove 포인트에 먼저 들렀어요. 주차 공간은 많지 않지만 여유롭게 세울 수 있었고, 푸세식 화장실이 몇 개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위생적이지는 않지만 휴지가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어요.

Cathedral Grove 주차장 모습

도로를 중심으로 나나이모 방향과 포트 알버니 방향으로 각각 산림욕장처럼 펼쳐져 있어요. 포트 알버니 쪽은 펜스가 설치되어 있고 트래킹 코스처럼 잘 정비되어 있지만, 나나이모 방향은 울타리 없이 자유롭게 숲을 걸을 수 있었어요. 저는 그 자유로운 분위기의 나나이모 방향 코스가 더 마음에 들었어요.

Cathedral Grove 숲길 전경

숲에 들어서면 공기부터 달라요. 축축한 흙냄새와 이끼 냄새가 뒤섞여 있고,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을 덮고 있어서 햇살이 거의 닿지 않아요. 이끼 낀 나무와 쓰러진 통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서,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아요. 정말 ‘킹콩이 나올 것 같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예요.

Cathedral Grove의 고목과 숲길

Cathedral Grove의 매력은 바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에요. 인위적으로 꾸며진 공원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살아온 나무들이 그대로 서 있고, 쓰러지고, 다시 자라는 생명의 순환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에요.

Cathedral Grove의 이끼 낀 나무들

천천히 둘러보면 Cathedral Grove는 1시간 정도면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요. 서두른다면 30분이면 가능하지만, 저는 일부러 시간을 넉넉히 두고 걸었어요. 이렇게 웅장하고 살아 숨 쉬는 듯한 숲은 한국에서는 보기 어렵잖아요. 미국의 국립공원들과도 닮았지만, 그보다 훨씬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주는 곳이에요. 특별한 조형물이나 랜드마크는 없지만, 오히려 그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Cathedral Grove 안쪽 계곡과 물줄기

흐르는 물이 있어서 손을 담가봤는데, 당시 온도가 영상 3도 정도라 정말 차가웠어요. 손끝이 바로 얼얼해질 정도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차가움이 오히려 여행의 생생함을 더해줬어요. 자연 속에서 온전히 깨어 있는 느낌이랄까요.

오전 10시 반쯤 도착해서 양쪽 숲길을 모두 여유 있게 둘러본 후, 이제 점심을 먹으러 Port Alberni로 향했어요. Cathedral Grove에서 20분 정도만 더 가면 포트 알버니 도심에 도착합니다.

 

Port Alberni 맛집 추천

Bare Bones Fish House & Smokery

Port Alberni에 도착해서 선택한 식당은 Bare Bones Fish House & Smokery였어요. 도로가에 있어서 주차도 편했고, 화장실도 가정집처럼 깔끔했어요. 무엇보다 캐주얼한 분위기라 여행자들에게 딱 좋았어요.

Port Alberni 맛집 Bare Bones Fish House & Smokery 외관

고기나 해산물을 먹고 든든하게 싶었는데, Entree는 오후 5시 이후에만 주문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점심에는 샌드위치, 샐러드, 버거 메뉴만 선택할 수 있었어요. 저는 그중에서 가장 든든해 보이는 BBQ 샌드위치를 주문했어요.

가격도 합리적이었고, 나중에 알고 보니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인기 메뉴라고 해요. 빵을 열어보니 양배추, 피클, 초록색 소스가 듬뿍 들어 있었는데, 그 소스 맛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고기는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맛을 확 살려줬어요.

Bare Bones의 BBQ 샌드위치

한국인 입맛에도 딱 맞는 살짝 매콤한 양념에 부드럽게 찢어지는 질감이었어요. 삼겹살처럼 길게 말려 있는 고기가 여러 겹으로 겹쳐져 있어서 양이 정말 많았어요. 한입 베어 물 때마다 육즙이 흘러나와서 여긴 찐 맛집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완벽했어요. 따뜻한 프렌치 프라이까지 함께 나와서 너무 배불러서 to go box 에 포장해 갔어요. 이 정도면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를 모두 겸한 완전식품 같았어요. 맛, 양, 분위기 모두 만족스러워서 ‘Port Alberni 맛집’으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을 정도예요.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4만 원 정도였는데, 양이 워낙 많아서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오히려 한국에 이런 메뉴가 들어오면 꽤 인기 있을 것 같아요. 다만 현지에서는 이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이에요.

 

Long Beach 입장료와 주차

점심을 마치고 토피노(Tofino) 숙소로 가는 길에 Long Beach에 들렀어요. 이곳은 캐나다 국립공원 구역에 속해 있어서 입장료를 내야 해요. 주차장 곳곳에 티켓 머신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따로 검사하는 사람이 없었지만 마음 편하게 일단 결제! 전체 공원 입장은 성인 1인당 CAD $11 오후 4시 30분까지 운영된다고 안내되어 있었어요. Beach Walk Only 는 CAD $7이었어요

Long Beach 입장료 결제 머신

비용이 부담될 정도는 아니지만, 해변만 잠깐 들르는 여행자라면 해변 워크 전용 티켓이 합리적이에요. 주차장은 넓고 여유로워서 주차 걱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Long Beach 러닝과 산책

해변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건 검은색 서핑 수트를 입은 사람들이었어요. 놀랍게도 날씨가 영상 8도로 추웠는데, 몇몇 여성 서퍼들이 맨몸으로 갈아입고 바로 바다로 뛰어들더라고요. 그 자유로운 에너지에 감탄했어요. 추운 바람에도 불구하고 파도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첫째는 이 추운 날씨에 서핑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점에 놀랐고, 둘째는 남자고 여자고 주변 의식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는다는 점이었어요. 제가 옆에 있었는데도 전혀 상관하지 않더라고요. ^^;

벤쿠버 아일랜드 최고의 비치라고 해서 마이애미의 아름다운 푸른 바다를 예상했지만 날씨는 흐렸고 안개처럼 뿌연 운무가 해변 전체를 덮고 있었어요. 그래서 따스하고 푸른 바다는 아니었지만, 대신 신비로운 분위기가 가득했어요. 오히려 고요하고 묘한 매력이 있었죠. 해변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어서, 사람들이 점처럼 작게 보일 정도예요.

Long Beach 해변에서 러닝하는 모습

저는 이곳에서 약 10km를 러닝했어요. 처음엔 동쪽 방향으로 3km를 왕복하고, 이어서 서쪽으로 2km를 더 달렸어요. 모래사장이 의외로 단단해서 달리기에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쿠션감이 있어서 무릎에도 무리가 덜했어요. 다만 썰물 시간대라 물이 빠지면서 생긴 작은 웅덩이들이 많았고, 뛰다 보면 신발이 많이 젖게 되어 그렇게 달리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어요. 쓰러진 나무 장애물도 종종 있었고요.

Tofino Long Beach 전경

모래사장 러닝이 끝날 때쯤에는 오히려 너무 더워서 주차장 앞의 야외 샤워기에서 냉수 샤워를 했어요. 주차장에는 화장실과 환복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고, 서퍼들이 자주 찾는 포인트답게 깨끗하고 편리했어요. 하지만 러닝 코스로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바람, 물, 장애물 때문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러닝보다는 여유로운 산책이나 사진 촬영이 더 어울리는 곳이에요.

 

벤쿠버 아일랜드 자동차 여행 마무리

이렇게 Cathedral Grove 여행Port Alberni 맛집, 그리고 Long Beach 러닝까지 하루에 모두 경험하니 정말 풍성한 일정이었어요. 빅토리아에서 출발해 토피노까지 5시간 반 정도가 소요됐어요. 운전이 조금 길긴 했지만, 도로 사정이 좋아 피로감이 크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벤쿠버 아일랜드 특유의 대자연이 주는 평온함과 자유로움이 잊히지 않아요.

다음에 다시 온다면, 이번엔 하루 더 여유를 두고 토피노에서 Whale Watching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Port Alberni에서는 저녁 메뉴인 스테이크나 스모크 피쉬 플래터도 꼭 먹어볼 거예요.

벤쿠버 아일랜드 자동차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여행의 끝에 Tofino의 바다를 보며 느꼈어요. 이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특정 장소가 아니라, 그 사이사이에 담긴 순간들이었구나 하고요.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지금까지으로 이번 벤쿠버 아일랜드 자동차 여행 후기였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도 더 좋은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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