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이사를 할 때 어떤 주의할 점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 사정으로 약 2년 반 동안 보관이사를 했는데 2022년 7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여름 3번, 겨울 2번이 지나도록 창고에 가전 가구를 포함한 모든 집안 살림을 맡겼습니다. 사계절을 두 번 넘게 보내며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알게 된 것들, 처음 계약을 할 때 알아두면 좋을 꿀팁들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 어디 게시판이나 AI에게 물어봐도 안 가르쳐 줍니다. 직접 겪은 후기 위주로 알려드릴게요.
보관이사란
보관이사란 무엇일까요? 우리 집으로 이삿짐 트럭과 사다리차가 가전, 가구 및 살림살이들을 포장해서 싣고 가는 것 까지는 똑같습니다. 다만 이사 들어갈 다음 집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고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혹은 계약되어 있는 보관 창고로 향하는 것이 다릅니다. 보관 창고에 짐을 넣고 계약된 기간만큼 보관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계약된 기간이 지나면 창고에 있는 짐을 다시 꺼내서 입주할 집으로 옮겨줍니다. 그렇게 보관이사는 포장이사 두 번과 짐 보관을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관이사를 하는 경우
- 이사 나오는 집과 이사 들어갈 집의 계약일이 다르거나,
- 새로 들어갈 집이 인테리어 공사 중이라 전입 후에도 일정 기간 짐을 들일 수 없다거나,
- 혹은 해외 체류 기간 동안 짐을 둘데가 없는, 등
특정 기간 동안 짐을 별도의 공간에 보관해야 하는 경우에 이용하는 서비스입니다.
보관이사 주의사항
보관 기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보관창고에 넣으면 절대 안 되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또는 넣어봤자 의미가 없는 물건들이 있어요. 무슨 이야기인지 함께 보시죠.
보관이사 정수기 터짐
보관이사를 할 때 정수기가 고장 나는 경우는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미처 배출되지 못하고 정수기 안에 남아있는 물이 얼어 부피가 팽창함으로써 정수기 외관 플라스틱 등이 터지기 때문입니다.
겨울철 보관이사를 하는 경우 실온 유지 보관 조건이 없는 경우 정수기는 별도 보관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물론 정수기 속 남은 물을 완전히 제거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사 날 정신없는 와중에 배수관 제거하고 짐 싸기 바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개인이 하기 어려운 작업이기도 해요.
스테인리스 제품도 녹슨다?
주로 주방용품 중에 변색과 녹슮을 방지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재질의 제품을 많이 사용하시곤 합니다. 특별히 칠이 벗겨지거나 까지지 않는다면 이론적으로 녹이 슬진 않겠지만 문제는 이음새 부분, 마감 처리 부분입니다. 다이소 등에서 산 몇천 원짜리 스테인리스 제품은 대부분 그렇더라고요.
바닥과 벽 사이 아주 약간 노출되어 있는 금속 부분에서 발생한 녹은 시간이 지나며 주변으로 퍼집니다.
곰팡이가 생긴 적이 있는 의류
과거에 곰팡이가 생겼다가 제거를 한 옷들 있으시죠? 지금도 옷장에 있고 곰팡이 제거를 한 이후로도 여러 번 세탁을 거치며 문제없이 잘 입고 계실 거예요. 곰팡이의 역사가 있는 옷은 처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몇 년 동안 창고에 보관 후 꺼냈더니 여지없이 그 옷들에만 곰팡이가 피어났다는 사실!! 덕분에 겹쳐놓은 주변 옷들도 같이 버렸어요ㅠ. 괜히 짐만 많아지고 어차피 보관 후에 버리게 되더라고요. 신기한 것은 저렴하게 구입한 정장에는 곰팡이 꽃이 피었지만 예복으로 비싸게 주고 맞춘 고급 원단은 멀쩡했다는 점이에요. 말도 안 되게 비싼 브랜드 값에 돈을 들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원단의 차이에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네요.
그밖에 나무로 된 소품들
마감 처리가 좋은 가구들은 1도 문제가 없었어요. 예를 들면 침대 프레임이나 TV 장, 등 적어도 가구점에서 판매하는 가구. 다만 나무 재질의 작은 소품들은 모두 변색되거나 곰팡이가 박히거나 부풀거나 변형이 되어 이사 날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어요. 미리 버릴 걸 늦은 후회가 됩니다.ㅋ
보관이사 비용
이사 비용
보관이사는 이사 나가는 집에서 상차, 보관창고로 가서 하차, 그리고 보관창고에서 상차, 이사 들어갈 집으로 가서 하차 이렇게 총 2번의 포장이사를 하게 됩니다. 보관 이사를 계약할 때는 포장이사 1회와 예상 보관 기간까지의 보관비용에 대해서 결제를 하는데요. 그리고 보관 기간의 연장이 없다면 보관 만료일에 맞춰 이사 비용을 추가로 결제하죠. 하지만 가능하다면 처음에 두 번째 이사까지의 모든 비용을 결제해버리고 필요하다면 보관 연장 비용만 추가로 지불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왜냐하면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저씨들과 주방 이모의 인건비가 오르고 사다리차 시세도 올라가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꽤 올라요.
보관 비용
일단 이사 비용을 제외하고 보관비는 창고의 종류에 따라 많이 다릅니다. 집과 같은 상태의 창고에서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곳이 있어요. 고급 가구나 미술품 등을 보관해야 할 때는 필수적이겠죠? 추가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냉장고의 전원을 유지할 수 있어서 음식을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광고를 해요.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무엇보다 음식은 유통기한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개봉하지 않은 생수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보관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네요. 저는 이용하지도 않았고 이 경우 하이엔드 보관비용은 참고할 만한 적정선이 없이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에 따로 다루진 않습니다.
저는 일반 컨테이너 보관창고에 맡겼어요. 경기도 외곽 넓은 빈땅에 컨테이너를 산처럼 쌓아놓고 보관 창고로 사용하고 있더라고요. 보관비는 하루에 8천 원이었어요. 한 달 30일 기준 매달 24만 원씩 냈어요. 3개월 단위로 연장을 하며 72만 원씩 냈어요ㅠ 저렴한 듯 은근 부담이 되는 가격이죠. 여기서 중요한 건 계약서에는 3개월 보관료 72만 원으로 작성을 하고 비용을 지불합니다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연장을 할 경우입니다. 정확히 한 달 추가 연장을 한다면 24만 원을 더 내면 됐지만, 3일을 연장을 하는 경우에 10만 원을 더 냈다는 거예요. 추가는 10일 단위로만 가능했고 이 경우에 단가가 1만 원으로 올라서 10일에 10만 원이라는 거예요. 정확히는 3일에 10만 원을 낸 셈이고 너무 아까웠어요ㅠ. 2년을 넘게 보관해온 고객인데 그 정도도 안 빼주다니 너무 야박했어요ㅠ.
보관창고 상태
오랜 기간 보관을 하실 거면 보관창고를 미리 방문해 보시는 것도 참고가 될듯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보관해 놓은 물건들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원래 상태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어야 하잖아요? 저는 컨테이너 창고였지만 단열처리가 잘 되어있었고, 바닥에서 띄워 놓은 설치 덕분에 온습도 변화의 변화가 큰 경우도 대비하기 좋다고 했어요. 위에서 말했던 몇 가지 자잘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포장을 워낙 꼼꼼히 잘 해놓아서 그런지 냉장고 TV 등 대형 가전과 가구 등에 먼지 하나 쌓이지 않은 보관상태에 매우 만족했습니다.
보관창고 출입 조건
그 밖에도 필요한 짐이 있을 때 꺼낼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해요. 꺼낼 수 있긴 있어도 돈 내야 하는지 알아보셔야 해요. 저는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모두 맡겨버린 탓에 계절이 지나면서 겨울 옷을 찾으러 방문했었는데 2층 3층으로 쌓여있는 컨테이너에 진입하기 위해 지게차를 사용해야 하는데 지게차 운전 아저씨에게 팁으로 2만 원씩 주고 들어가면 된다고 하셨어요. 물론 사전에 물어보고 계약서에 작성해 놓았고 그대로 2만 원 드렸어요. 한 집안의 살림이 모두 한공간에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에 너무 깊숙한 곳에 있으면 찾기가 정말 힘들 거예요.
간혹 짐 분실 시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창고 문 열어주는 것은 아주 엄격했고 문 열어주고 짐 가지고 나 올 때까지 문 앞에 서서 지키고 계셨어요. 당연히 그분은 들어오지도 않고 보고만 있습니다. 물건 파손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래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아래쪽에 깔려있거나 하면 문 열고 들어가도 돈 만내고 찾지도 못할 수도 있어요. 저는 겨울옷 캐리어에 따로 담아 놓았고 “캐리어를 맨 마지막에 넣어주세요.”라고 이사 날 말씀드렸는데 창고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있어서 1초 만에 짐 찾고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계약을 하면 창고 키를 주고 원할 때마다 드나들 수 있게 해주는 곳도 있었어요. 당연히 그 비용이 보관비용에 녹아있어 더 비쌌고요.
만약 보관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일단 그 기간을 최소화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보관 조건으로 가성비 있게 결정해 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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