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여러 번 가봤지만, 이번엔 정말 나 혼자 조용하고 느긋하게 지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결정한 컨셉이 바로 함덕해수욕장 혼자 여행! 가성비 좋은 숙소도 해변 근처로 잡고, 일정 내내 함덕에서만 머물며 바다 보고, 걷고, 먹고, 쉬려고 해요.
그중 하루는 백록담을 보러 한라산에도 다녀올 계획이고요.
혼자 여행하면서 느꼈던 꿀팁들, 특히 혼밥, 혼술, 한라산 등반 준비 같은 정보는 의외로 인터넷에 잘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글을 통해 제가 직접 경험하며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함덕해수욕장 혼자 여행
한라산 김밥 준비
함덕해수욕장 새벽 김밥
한라산은 해발 1,800미터 이상으로, 당일치기로 정상까지 다녀오려면 새벽 일찍 출발해야 해요.
그런데 한라산 탐방로 입구 근처에는 노점상은 물론, 매점이나 편의점조차 없어요.
등산 중에도 물이나 김밥 같은 간단한 식음료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 전날 미리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자니, 김밥 맛이 떨어지잖아요?
그리고 서울과 달리, 함덕 해수욕장 근처 편의점들도 아침 8시쯤 돼야 문을 연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추천하는 곳이 있어요. 새벽 장사하는 김밥 집,
김여사네 김밥 함덕 해변 근처에 있어요.
광고 아닙니다!!^^ 관계자 아니고요~
새벽 6시에 도착했더니, 이미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여러 여사님들이 김밥을 분주히 싸고 계셨어요.
해안도로에서 한 블럭 안쪽으로 들어가면 도로변에 김여사네 김밥이라는 간판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이른 새벽이라 차량도 거의 없어 가게 앞에 잠시 정차하고 김밥을 후다닥 포장했습니다.
무려 한 줄에 2,500원! 요즘 서울에선 상상도 못할 가격이죠.
한 줄은 바로 먹고, 두 줄은 등산용으로 챙겼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매장 내 식사는 안 된다고 해서 차에서 먹었어요.
더 좋았던 점은, 김밥만 파는 줄 알았는데 물과 음료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어요.
한라산 등반자들을 위한 시스템이 이미 갖춰져 있는 느낌이었달까요?ㅎㅎ
그리고 정말 놀랐던 건, 삼다수 한 병에 500원! 여기가 진짜 제주도 맞네요 ^^
함덕해수욕장 혼술
횟집 – 함덕수산
저는 사실 바닷가에서 회를 잘 안 먹는 편이에요.
바가지 요금이 심해서 인천 월미도, 부산 해운대, 속초 등에서도 심하게 비싸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계획에는 없었는데, 물놀이를 오래 하고 바다 냄새를 맡다 보니 슬슬 회가 당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횟집들을 둘러봤는데, 역시나 비싼 가격에 놀랐습니다.
더 문제는 혼자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 찾기가 더 어려웠어요.
하는 수 없이 터벅터벅 산책하다가, 함덕해수욕장 끝자락에서 함덕수산이라는 횟집을 발견했어요.
간판에 황금빛 광어 양식 성공, 세계 수출 중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고,
이덕화·이태곤 등 연예인들과 찍은 사진도 붙어 있었어요.
밖에서 유리벽 너머로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눈에 띈 문구!
바로 혼술 세트 25,000원!
가격도 괜찮았고, 무려 구성도 광어 + 도다리 + 전복 세트.
무엇보다 메뉴 이름이 **‘혼술 세트’**인 게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혼자서 회 먹는 사람 환영하는 분위기라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었죠.
아쉽게도, 수영하다가 방문해서 휴대폰이 없었던 터라 사진은 남기지 못했어요.
대신 임시 메뉴판을 받아와서 사진으로 납깁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한 만큼, 서울에서 먹는 것처럼 두툼하진 않았지만
가성비 좋게 혼술을 즐기기엔 충분했어요.
5,000원만 추가하면 매운탕도 먹을 수 있어 소주 한 잔 하기에 딱 좋았어요.
사장님 말씀으론 해수욕장에서 전화하면 포장해서 가져다주는 서비스도 가능하대요.
다음에는 이 서비스도 이용해보려고요!
함덕해수욕장 혼밥
함덕해수욕장은 제주도 해수욕장 중에서도 상권이 꽤 큰 편이에요.
가게도 많고, 음식점 종류가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는 있지만, 문제는 역시 사악한 제주도 관광 물가.
혼자 한 끼 식사하려니 가격이 부담스럽고, 눈치 보지 않고 저렴하게 먹을 만한 곳은 롯데리아 정도더라고요.
저도 한 끼는 햄버거로 해결했습니다 ㅠ
하지만! 결국 찾았습니다. 혼자 먹기 좋은 가성비 식당! 추천합니다~
묵은지 고등어조림 – 함덕고갈치
제주도에는 유독 고등어 요리가 많더라고요. 회, 조림 다요.
점심 특선 메뉴이긴 하지만, 괜찮은 가격에 깔끔한 가게를 하나 발견했어요.
함덕고갈치라는 곳인데, 해변에서 서쪽으로 몇백 미터 정도 걸으면 나옵니다.
점심 특선 묵은지 고등어조림 12,000원!
같은 메뉴가 저녁엔 중짜로 4만 원이래요. 무조건 점심에 가세요.
알맞게 조려진 고등어와 묵은지가 통째로 나와서 뚝배기에 올려 먹는 방식인데, 뜨겁고 매운 맛에 땀 뻘뻘 흘리며 먹는 재미가 있어요.
다만 제가 갔을 땐 에어컨을 안 틀어주셔서 조금 더웠던 점은 아쉬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은 정말 끝내줬습니다. ㅋㅋ
회국수 – 해녀촌
택시비보다 싸길래 공항 이동용으로 렌터카를 빌려두었더니, 쓸 일이 생기더라고요.
함덕에서 차로 4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해녀촌이라는 곳을 발견했어요.
장사가 잘돼서 바로 옆에 촌촌해녀촌이라는 건물까지 세웠더라고요. 같은 집입니다.
주차장은 넓은 공터라 편하게 세울 수 있고,
제가 주문한 건 바로 회국수.
주문 후 3분 만에 서빙되는 스피드에 놀랐고, 가격도 13,000 원으로 적당했어요.
국수 위에 두툼하고 쫄깃한 회가 넉넉하게 올라가 있어 양도 푸짐했고요.
양념은 보기엔 매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맵지 않고 적당한 맛.
이날 비가 와서 약간 쌀쌀했는데 회 국수와 함께 나온 따뜻한 미역국도 너무 좋았어요.
솔직히… 혼술 세트에서 먹은 회보다 이 회가 더 맛있었던 건 비밀입니다. ㅋㅋ
렌터카 있으신 분들께 강력 추천! 러닝 좋아하시면 4km 정도 뛰어가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마무리하며
혼자 떠나는 제주 여행이 처음이라면, 함덕해수욕장은 정말 좋은 선택이에요.
걱정보다는 기대를, 외로움보다는 자유로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어요.
이 글이 여러분의 여행 준비에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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