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11월 12일에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2023 사이버 영토 수호 마라톤 후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올해 첫 영하의 온도에 진입하며 날씨에 대한 걱정과 우려 속에 조심스럽게 개최되었습니다. 대회장 모습, 이벤트, 주행 코스 등 대회 이모저모에 대해 함께 보시죠.
사전 준비
영하 1도의 날씨에 반팔, 긴팔 중 고민을 하다가 대회 때 입으려고 일찌감치 사놨던 반팔 드라이핏이 아까워서 반팔을 골라봤습니다. 요즘 매일 찬물 샤워를 하며 추위에 내성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며 근본 없이 자기 위로를 삼았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영하로 내려갈 줄 누가 알았겠어요.ㅠ 장갑과 모자도 가방에 살짝 넣어줍니다.
또 중요한 것 중 에너지 젤을 꼭 챙깁니다. 저는 하프코스에 출전했는데 8km, 16km 지점에서 먹으려고 두 개 챙겼어요. 유명하다는 아미노 바이탈 등 여러 가지 먹어봤는데 급수대 위치와 상관없이 계획대로 먹으려면 최대한 끈적이지 않는 목 넘김이 중요했고 그래서 저는 바이탈 솔루션 제품을 가장 선호합니다.
그리고 대회를 준비하며 불편했던 점이 있었는데 행사장 맵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미리 공유해 주면 당일 아침 동선을 대략 준비해 가곤 했었는데, 사전 공지가 없어서 당일 아침에 화장실, 탈의실 등을 현장에서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가보면 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광장 공간이 꽤 크더라고요. 심지어 책자까지 배송되었는데 맵이 없다니 아쉽긴 했습니다.
홍진영 | 대회 이벤트
보통은 대회가 열리면 아침에 치어리더 분들 오셔서 현장 분위기를 올리고 준비 운동도 도와주시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특별히 연예인 등의 공연이 있었어요. 목도 안 풀린 아침 8시부터 시작됐죠ㅋㅋ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와서 사랑의 배터리, 엄지 척, 그리고 따르릉까지 앵콜을 마쳤고 소프라노, 팝페라 가수들이 무대를 이어갔습니다. 홍진영 무대 끝나고 우르르 빠지는 모습에 MC 분 수습하느라 애쓰셨습니다.
사실 달리기 마니아로서 황영조 팬사인회도 많이 기대했었는데, 오셨는지 안 오셨는지 보지 못했습니다. (매우 아쉽ㅠㅠ)
대회 규모
처음 들어본 대회였는데 생각보다 꽤 규모가 있었어요. 달리기 주자 겸 VIP로 참석한 안철수 외에도 축사에 원희룡, 오세훈, 정세균 등 굵직굵직한 정치인들 이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개그맨 등을 MC로 초빙해 재미있게 만들어가는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고, 뭐랄까 국회의 아침 조회 진행하는 분위기랄까? 아무튼 다니던 대회와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습니다. 하지만 허스키한 목소리의 할아버지의 마이크 진행은 거침없고 시원했어요.^^
행사장 모습들
넓은 올림픽 공원의 평화의 광장이 시원하고 붐비지 않아 좋았습니다. 행사장 모습들 한 번 구경해 보세요. 다만 탈의실이 외딴곳에 있어서 찾기가 어려웠고 다녀오기에 다소 멀었어요. 사전 택배로 유황크림도 보내주셔서 잘 쓰고 있었는데 현장에서도 유황크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고 구매까지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러닝화 등 각종 제품 소개도 많이 하더라고요. 전마협(전국마라톤협회) 유튜브 구독하면 선물 준다고 해서 구독하고 양말 받았습니다. 😀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3 사이버 영토 수호 마라톤 후기
달리면서 | 코스 분석
제가 참가했던 Half 코스는 평화의 광장을 출발해 올림픽 공원을 가로질러 서울아산병원 뒷길을 통해 한강으로 진입합니다. 잠실대교, 올림픽대교, 천호대교, 광진교, 구리암사대교를 지나며 총 21.0975km를 달리게 되고 Full 코스는 Half 코스를 2회 반복하게 됩니다.
고도는 55m로 경사가 좀 있는 편입니다. 경기 마라톤처럼 약 100m씩 오르내리는 잔인한 업힐은 아니지만 지난 강서 허준 마라톤에서 고도가 고작 3m였던 것과는 확실히 비교가 됐습니다. 실제로 뛰면서 체감하기에는 은근히 오랫동안 펼쳐지는 오르막이 아니었고 급경사 위주의 언덕을 몇 번 정도 만났던 것 같습니다. 강변도로는 대체로 좁은 편이었고 도로 통제는 없어서 자전거와 같이 달려야 했습니다.ㅠ 그리고 강가에서 뛰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강바람을 무시하기는 어려웠는데요. 특히 구리암사대교 반환점 찍고 돌아올 때 맞바람 뚫고 달릴 때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올림픽 공원 내부의 코스도 단풍이 예뻤고 탁 트인 강가 도로 풍경을 보며 기분전환하기는 좋았어요. 기록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마치고 나서 | 완주 메달과 기록증
달리기를 무사히 마치고 네모 메달을 받았습니다. 뒷면에 각인을 새겨주는 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추가하지는 않았어요. 기념사진 찍는 줄은 어김없이 길었지만 기록이 전광판에 나오지 않는 그냥 배경 그림이 있는 판넬이었어요. 별로 찍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마라톤에서 최고 기록을 달성했습니다.!!+_+!! 하프마라톤 공식 대회 기록 다섯 번째인데, 그토록 원하던 1시간 40분대 기록을 받았네요.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꾸준히 연습하니 결과가 나오긴 하네요. 이것이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면 한 만큼 나온다.”
완주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골인지에서는 완주의 순간을 중계방송하고 있었는데 누구나 유튜브에서 확인 가능하다고 합니다. 달리는 중간에 기사님이 찍어주시는 사진은 받아봤어도 골인하는 순간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는 것은 또 새롭네요. 아래 유튜브 링크로 한 번씩 구경해 보세요. 나름 기운도 남아있었고 포즈를 취하며 웃으면서 들어왔다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좀 추하네요 ㅎㅎ
대회를 마친 뒤 일행들과 점심을 먹고 나서 차를 빼 나가려는데 주차비를 9600원 받으시더라고요. 주차지원은 안 되나 봅니다. 생각해 보면 그래서 사전 안내에 주차관련 내용이 없었던 건가 싶기도 하고요.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기록 보기, 기록증 다운로드 등 각종 정보 확인하실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다시뛰는 대한민국 2023 사이버영토수호 더 좋은 나라 만들기 마라톤대회 (ctpmarathon.com)
2022년 5월에 달리기를 시작했고 꾸준히 연습한지 일 년 반 정도 지났습니다. 10km 참가 3회, 트레일런 참가 1회, 하프코스 참가 5회를 거치며 근 성장은 물론이고 심폐지구력과 면역력도 체감될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하프코스를 1시간 40분대로 완주할 수 있으면 풀코스로 넘어가자.”라며 혼자서 세웠던 목표가 드디어 이루어졌습니다. 사이버 영토 수호 마라톤을 기점으로 이제 풀코스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달리기 유튜버들이 하는 말이 풀코스를 정상적으로 완주하려면 한 달에 150~200km 정도는 달릴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항상 부상 조심하며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겨울 연습해서 내년 봄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